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튀르키예 과일여행 (무르베, 유자, 페르시몬, 만다린, 에릭, 바뎀, 체리, 석류)

by motungiingan 2025. 6. 6.

 

튀르키예는 이색적인 풍경과 아름다운 경관만큼이나 다양한 과일의 천국입니다. 각 지역마다 고유의 기후와 토양에서 자라나는 독특한 과일들은 단순한 식재료를 넘어 삶의 방식이자 문화의 일부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무르베에서 석류까지 총 8가지 튀르키예 대표 과일을 현지 에피소드와 함께, 각 과일이 가진 건강 효능까지 알차게 담았습니다.

 


 

1. 무르베(Mürver) – 튀르키예의 블랙베리 같은 전통 과일

무르베는  블랙베리처럼 생겼지만, 훨씬 진한 단맛과 은은한 허브향이 특징인 튀르키예 전역에서 자생하는 전통 과일입니다. 주로 여름 초입에 수확되며, 시럽, 잼, 디저트, 민간요법용으로 활용되고 ‘자연의 보약’이라 불릴 만큼 건강에도 좋은 과일입니다. 특히, 무르베 시럽은 현지에서는 약초로도 쓰입니다. 트라브존의 한 시장에서 만난 노점 주인은 “할머니의 비밀 약재”라며 직접 만든 무르베 을 맛보게 해 주었고, 그 깊은 맛에 감탄을 금치 못했습니다. 현지에선 이 과일시럽을 마시면 감기 없이 겨울을 난다는 말도 있을 정도죠. 어린 시절, 교회 앞의 숲 속, 나무에서 따 먹던 오디가 떠올랐습니다.

2. 유자(Yuzu) – 동서양 향의 교차로에서 피어난 맛

튀르키예 유자는 에게 해 연안에서 자라는 독특한 품종으로, 우리가 흔히 아는 동아시아의 유자와는 또 다른 매력을 지녔습니다. 강한 향과 톡 쏘는 신맛이 인상적인 시트러스 계열 과일입니다. 샐러드, 드레싱, 차, 마멀레이드 등 다양한 요리에 활용되며 특히 건강식품으로도 각광받고 있습니다. 안탈리아의 한 레스토랑에서 맛본 유자 드레싱 샐러드는, 신선한 올리브오일과 섬세한 향의 유자가 완벽하게 조화를 이루면서 최고의 놀라운 풍미를 자아냈습니다. “외국 손님들에게 가장 인기 있는 메뉴”라는 식당 주인의 말처럼 튀르키예 유자는 ‘다문화의 결정체’ 였습니다.

3. 페르시몬(Persimmon) – 고대에서 온 겨울 디저트

‘감’을 닮았지만 훨씬 더 부드럽고 진한 단맛을 지닌 페르시몬은 겨울철, 튀르키예 가정에서 자주 볼 수 있는 과일입니다. 말려 먹거나 잼, 디저트로 활용되며, 따뜻한 차와 함께 곁들여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동부 아나톨리아에서 많이 재배되며, 튀르키예의 관공서에 볼일이 있어 잠시 들렸었는데, 어떤 남자분께서 커다란 쟁반을 들고 나에게 다가왔습니다. 갑자기 그 쟁반을 들이미는데, 순수하게 웃음지으며 건네는 손수 말린 과일을 뿌리칠 수 없었습니다. 감사하다고 하며, 한 알은 아쉬우니 두 알을 집어 들었고, 한 입 베어 물었을 때, 쫀득쫀득, 달콤함과 그 온기가 함께 느껴졌습니다. 차와 함께 먹으면 잘 어울릴 것 같았습니다.

4. 만다린(Mandalin) – 지중해 햇살 머금은 겨울의 선물

튀르키예산 만다린은 특히 이즈미르, 무글라 등 지중해 연안에서 널리 재배되며, 껍질이 얇고 당도가 높아 생과일주스나 디저트로 자주 사용됩니다. 겨울철이 제철이며 비타민 C가 풍부해 건강 간식으로도 제격입니다. 이즈미르에서 열린 만다린 축제에 들렀을 때, 거리마다 달콤한 만다린 향이 진동하고, 아이들이 직접 짜낸 주스를 판매하며 환하게 웃던 모습이 아직도 선명합니다. 만다린 한 박스를 사들고 숙소로 돌아오는 길, 이보다 상큼한 기념품은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가면서 하나 둘, 까먹다 보니 손톱이 노랗게 물들어 있더라고요.

5. 에릭(Erik) – 봄과 여름 사이, 자두의 계절

에릭은 튀르키예 자두를 뜻하며, 특히 초록빛의 덜 익은 ‘예쉬일 에릭(Yeşil Erik)’이 인기가 많습니다. 봄부터 여름까지의 짧은 계절 동안만 맛볼 수 있으며, 상큼하고 아삭한 식감으로 사랑받습니다. 메르신의 길가에서 팔고 있는 에릭을 샀는데, 소금이 함께 나왔습니다. 그 짭짤한 소금에 에릭을 살짝 찍어 먹었을 때의 충격적인 조화! 새콤하면서도 짭짤한 그 맛은, 지금까지도 잊을 수 없는 경험이었습니다. 새콤 짭짤, 단짠을 이을 중독적인 맛이었어요.

6. 바뎀(Badem) – 튀르키예식 아몬드의 정취

바뎀은 아몬드를 뜻하는 터키어로, 에게 해와 지중해 지역에서 재배됩니다. 튀르키예의 바뎀은 주로 생으로 먹거나 볶아서 간식으로 즐기며, 디저트나 베이킹에도 많이 쓰입니다. 특히 로쿰(터키 젤리)이나 바클라바에도 자주 들어갑니다. 도시 외곽의 시장에서 나뭇가지에 달려있는 초록색 열매를 손에 쥐고 하나씩 떼어먹으며 가는 한 소녀를 봤습니다. 뭔가 신기해서 저게 뭐지? 하며 보고 길을 걷다 똑같은 걸 파는 것을 보고, 먹어보았어요. 바뎀은 우리가 아는 고소한 맛보다 더 신선하고 촉촉했으며, 뭐라 말할 수 없는 아몬드의 새로운 맛이었습니다. 정성이 고스란히 느껴졌죠. 안 익은 아몬드를 먹는 느낌이라 뭔가 먹으면 배 아플 거 같은데? 란 생각도 잠깐 들기는 했지만 다행히 배가 아프지는 않아서 앉아서 나뭇가지에 붙어있는 바뎀을 한 알 한 알 떼어먹는 재미로 하루를 보냈습니다.   

7. 체리(Kiraz) – 여름 햇살 아래 붉은 보석

튀르키예는 세계적인 체리 생산국이며, 여름이면 도심과 시골 어디서든 신선한 체리를 만날 수 있습니다. 알이 차오른 검 붉은색의 체리는 정말이지 무한의 달콤함과 함께 톡 터졌습니다. 곧이어 여름의 싱그러움이 물씬 느껴졌습니다. 비싼 케이크 위에 올려져 있어 한 개를 겨우 먹을 수 있었던 설탕에 조려진 체리와 후르츠칵테일 통조림 안에 있던 새빨간 반쪼가리 체리만 먹어봤는데, 차원이 다른 달콤함과 식감이었습니다. 가격만 저렴하다면 매일 먹고 싶은 과일이라고 해야 할까요? 다른 과일에 비해 비싼 편이라 체리를 마음껏 먹을 수 있도록 돈을 많이 벌어야겠구나~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8. 석류(Nar) – 튀르키예의 보석 같은 열매

석류는 다산과 건강의 상징으로 튀르키예 문화에서도 중요한 의미를 갖습니다. 샐러드, 디저트, 주스에 널리 활용되며, 그 붉은색과 과즙은 이국적인 매력을 선사합니다. 석류 하나로 작은 보석 알갱이를 떼어먹는 느낌이라, 부자가 된 듯한 기분도 들고, 입 안에서 톡톡 터지는 즙은 기분까지 상쾌하게 만들어줍니다. 트라브존에서 맛본 석류 주스는 단맛과 신맛의 완벽한 조화로, 기름기로 가득 찬 몸이 정화되는 듯한 느낌을 주었습니다. 건강한 맛이 나서 참 좋은 것 같습니다. 특히, 케밥의 소스로도 활용이 되는데, 새콤하니 꿀떡꿀떡 넘어가는 마법의 소스이자 극강의 새콤함이 침샘을 자극해서 입맛을 돋워줘서 고기의 느끼함을 잡아주고, 속에 들어있는 야채와 궁합이 잘 맞는 소스입니다.

 

투명한 빨간색의 보석과도 같은 알들이 박혀 있는 석류

 

튀르키예 대표 과일의 효능 정리

과일명 건강 및 효능
무르베 (Mürver) 항산화 작용, 감기 예방, 면역력 증진, 피부 건강에 도움. 시럽 형태로 섭취 시 기관지 보호 효과.
유자 (Yuzu) 비타민 C 풍부, 항균 작용, 피로 회복, 감기 예방. 향이 강해 스트레스 완화에도 효과적.
페르시몬 (Persimmon) 식이섬유와 베타카로틴 풍부, 변비 예방, 눈 건강 및 면역력 강화에 효과. 숙취 해소에도 좋음.
만다린 (Mandalin) 비타민 C와 A 풍부, 피부 탄력 개선, 면역력 강화, 항산화 작용. 감기 예방 간식으로 우수.
에릭 (Erik) 항산화 성분, 비타민 C, 칼륨 함유. 혈압 조절, 노화 예방, 소화 촉진 및 식욕 증진 효과 있음.
바뎀 (Badem) 단백질, 불포화지방산, 비타민 E 풍부. 심장 건강, 두뇌 기능 향상, 콜레스테롤 수치 개선, 피부 미용.
체리 (Kiraz) 안토시아닌과 멜라토닌이 풍부해 항산화 작용, 숙면 유도, 염증 완화.
석류 (Nar) 폴리페놀과 비타민 C가 풍부해 심장 건강, 항암 작용, 여성 건강에 탁월

 

 

튀르키예 과일이 특별한 이유

  • 기후 다양성: 지중해성, 대륙성, 해양성 기후가 모두 존재해 다양한 과일 재배 가능
  • 오래된 재배 역사: 수천 년 전부터 과일 재배 및 무역 중심지였음
  • 지역 특산 중심: 도시마다 자랑하는 ‘시그니처 과일’이 있음 (예: 말라티아 살구, 아다나 수박, 아피온 무화과 등)

 

튀르키예의 과일, 그 안에는 가족의 온기, 지역의 정취, 그리고 세대를 잇는 문화가 담겨 있습니다. 이처럼 생각만 해도 건강해지는 여행, 더불어 여행자에게는 맛의 향연이자 현지인의 삶을 엿볼 수 있는 창입니다. 길거리에서 보인다면, 특별한 과일들을 맛보세요.

 

무르베로 면역력을 높이고, 유자로 피로를 풀고,
고소한 바뎀으로 심장 건강까지 챙기는 여행 어때요?